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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1/12/09 21:56:08
Name 격수의여명
Subject [일반] 수레바퀴는 굴러간다. 조중동을 사뿐히 으깨면서
최근의 시국과 관련된 흐름은 한마디로 설명할 수 있다. "수레바퀴는 굴러간다. 조중동을 사뿐히 으깨면서"




<나는 꼼수다>열풍은 사실 표면의 움직임일 뿐이다. 그 밑에는 거대한 '수레바퀴의 움직임'이 있다.

김어준총수 본인이 <닥치고 정치>에서 '수레바퀴의 움직임'에 대해서 잘 말하고 있다. 김어준은 당시 <나는 꼼수다>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하면서, 그 배경을 설명했다. 한마디로 그에게는 SNS라는 새로운 '거대한 흐름이 보인다'라는 것. 다시 말하자면 매체구조가 새로이 바뀌는 게 보인다는 것이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적절한 콘텐츠와 에티튜드로 프로그램을 만들면 성공할 수 밖에 없다는 것.

이 책의 기반이 되는 인터뷰가 이루어진게 대략 5월 경. 그의 '예언'이 어떻게 되었는지는 모두가 알고 있을 것이다. 그의 예언에 따르는 '설명'이 꼭 맞았다고는 할수는 없겠지만.. 쨌건 그 설명에 따르자면 <나는 꼼수다>는 SNS라는 새로운 흐름에 잘 탄 것이라는 게다. 내가 말하는 '수레바퀴의 움직임'이 바로 SNS라는 새로운 매체의 탄생이다.




보수 신문은 이 '수레바퀴 아래서' 사뿐히 즈려밟힐 운명이다.( 진보 성향의 신문도 죽을 맛이지만.) 신문 부수는 갈수록 줄어들고, 점점 사람들은 인터넷, 그리고 SNS를 찾아보기 시작한 것이다. 최근의 조중동의 움직임은 이런 흐름 속에서 느끼는 위기의식의 발현으로 설명할 수 있다. 조금 속된 말로 "똥x 탄다"는 것.
'종편사태', '조선일봇?' 사건도 이러한 움직임 아래에서 설명할 수 있다. 간단한 말로 말해, 기존의 자원을 활용해 생존을 도모하려는 발버둥이란 것이다.

보수 신문이 기존에 가지고 있던 자원은 무엇인가? 먼저 오프라인 신문을 통해 얻은 힘이 있다. '매체 장악', '프레임 설정'을 통해 얻어내는 '정치적인 힘'인 것이다. 인터넷 시대에 와서는 좀 비틀비틀대긴 했지만, 결국에는 새로운 노하우를 얻는 데에 성공한다. '포털 메인' '알바'와 같은 여론 수단을 손에 넣고, '새로운 세대'를 기르는 데에도 역량을 쏟을 정도가 된 것이다.

그러나 점점 신문의 입지가 좁아지는 건 기정사실. 신문의 입지가 좁아지는 건 기존의 권력상실을 의미한다. 그래서 마련한 대책 하나가 종편. 정치권력을 모종의 경로로 행사해 미디어 날치기법을 통과시키고, 기존의 힘과 라인을 이용해 초반에 승부를 거는 전략이었다. 너무 급했던 결과 성과도 별로 좋지는 않지만..(그나마 jTBC가 최대한 트렌드에 맞추고, 정치색을 쫙~빼서 살아남을 가능성을 보일 수 있을까?)

또 하나의 시도는 "수레바퀴를 거꾸로 하려는 것". SNS선동을 공격하는 세 기사의 움직임, 그에 발맞춘 행정부의 움직임이 이를 반영한다. 그러나 이것도 인터넷이나 SNS여론의 성장을 늦출 수는 있어도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는 없다는 데에 딜레마가 있다.

또다른 시도는 SNS트랜드를 '기존의 노하우'로 따라가려는 것. 요번에 '조선일봇?'사태가 그 증거이다. SNS트랜드를 기존 인터넷을 파악했던 그 방식으로 따라가려 했던 것. "우리 의견에 따르는 사람 쪽수를 많아 보이게 하면 되지. 그럼 반대 의견을 가진 사람들은 위축될 것이고. 전체적인 여론을 여전히 우리 프레임 속으로 가둘 수 있어."
그러나 김어준 총수의 말이 이 전략의 실패를 예언 한다. 'SNS시대에는 광고 하려면 스팸이 되고, 남들이 찾으려 하면 정보가 된다.'는 요지의 말이었다. 트위터나 페이스북을 하는 사람이라면 이게 무슨 말인지 바로 파악할 것이다. 아무리 몸집을 부풀리건 보수적인 의견은 이미 '관심 밖'이 되는 것이다.





최근에 FTA날치기에 관한 '언론들'의 대응도 이런 흐름으로 설명할 수 있다. 보수신문의 방식 (오프라인 언론장악 + 인터넷 시대에 터득한 여론 호도 노하우) vs 나는 꼼수다로 대표되는 SNS의 새로운 흐름이 부딪힌 사례로, '언론들의 대응'을 분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각 기사에서는 'FTA의 장점을 부각'하고, '최루탄 던지기'를 집중 조명한다. 인터넷 각 게시판에서도 "국가간 조약의 날치기"보다 "최루탄 던지기"를 더 큰 "초유의 사태"로 보는 추상적 사고능력과 논리적 판단능력과 학문적 인식체계가 '조악'한, 혹은 의도적으로 '조악한 척 하는' 사람들이 갑자기 '증가'한다. 원래대로라면 이렇게 '프레임'이 설정되고, '최루탄이 문제냐 안 문제냐'라는 판 위에서 뒤뚱뒤뚱 춤추다가 끝.

그러나 새로운 흐름은 새로운 프레임과 움직임을 생산한다. <나는 꼼수다>의 긴급 야외 콘서트의 성공이 새로운 흐름을 증거한다. 여기에 더해 약간 "소설을 쓰"겠다. 통합진보당(민노+참여+통합)의 14.7% 지지율은 FTA반동과 반대하는 것에 미진했던 민주당을 통한 반사효과로만 여겨진다. 그러나 나는 여기에 비교적 최근 '나꼼수'에 출현해 인기를 얻었던 여파가 몇 %쯤은 있지 않나 "추측"한다. '나꼼수'를 통해 "FTA반대 포지션?", "진보통합당?", "민주당보다 진보적인?"등의 관심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이다.
새로운 프레임이 만들어지고, 새로운 변화가 이어지는 것이다.



아직 이러한 흐름이 기존의 흐름을 엎었다고 말하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기존의 것과는 다른 새로운 흐름이 생겨난 것은 확실하다고 본다. 지지율로 따져서 단 몇 %를 움직이는 정도의 힘이라도 그 정도면 충분하다. <나는 꼼수다>의 작은 흐름으로도 꽤 많은 게 바뀐 걸 느낄 수 있지 않은가?



더욱이 좋은 소식은, 이 흐름은 계속 흘러갈 것 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무거운 수레바퀴처럼. 기존에 '무겁게' '굳건하게' 여겨졌던 것들을, 마치 방아깨비마냥 으깨가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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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키.D.루피
11/12/09 22:18
수정 아이콘
제가 생각하는 가장 큰변화는 사람들의 정보의 처리 시스템이 달라졌다는 겁니다. 컴퓨터가 싱글코어에서 듀얼,쿼드로 달라지듯이 사람들도 그만큼 여러분야, 여러방면의 정보를 동시다발적으로 처리할 수 있게 된거죠. 아무리 메인 뉴스를 다른 이슈로 뒤덮어도 사람들은 그 메인이슈의 정보 하나만 소모하지 않습니다.
생각해보면 스마트폰이 없던 시절에 비해 일인당 정보를 처리하는 양이 비약적으로 많아졌습니다. 몇분사이로 카톡,문자,전화 같은 일상적인 정보를 비롯해서 다양한 사회적인 정보까지 다 처리하고 기억하고 조합해내야 하는 겁니다. 그래서인지 예전에 비해 건망증이 좀 자주 생긴다던가 기억력은 좀 상실되었을지는 모르지만 다양한 분야의 얕고 넓은 지식들이 쌓여가는 거죠.
그래서 조중동 방식이 안 통하는 겁니다. 정보를 한방향으로 처리하는데 익숙한 시스템이니까요.
어린시절로망임창정용
11/12/09 23:06
수정 아이콘
이런 글 보려고 피지알에 오는 거죠.
11/12/09 23:39
수정 아이콘
확실히 SNS가 등장한 이후로 조중동의 프레임에서 벗어나기 시작했죠. 앞으로 더욱 무서워질겁니다.
천사들의제국
11/12/09 23:43
수정 아이콘
잘 읽었습니다.
큰 변화의 한가운데 서 있는 느낌이 듭니다. [m]
11/12/09 23:44
수정 아이콘
이스트소프트의 zum이라는 포탈 서비스를 아시는지요. 이거 많이들 쓰는 알툴바와 연동이 됩니다.
첫화면에 뉴스들이 뜨는데 언뜻 네이버, 다음 등과 비슷하지만 훨씬 보기 깔끔합니다. 초기화면이건 기사 본문이건 광고가 전혀 안뜨고
기사를 클릭해 전문을 읽을 때도 왼쪽에 목록창이 그대로 남아 있어서 관련 기사로 쉽게 넘어갈 수 있습니다.
한 마디로 기존의 포탈들에 비해 뉴스 읽기가 대단히 편합니다. 그런데 여기 연결된 기사들 상당수가 조선일보더군요.
우려와 함께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겨례, 경향 등은 뭔가 준비하긴 하는건가 새삼 안타깝더군요.
강동원
11/12/09 23:57
수정 아이콘
확실히 대중들은 똑똑해졌고 능동적으로 변했습니다. 언론이 주는 정보만을 수동적으로 그리고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던 그때 그 대중이 아니라는거죠.
대한민국 언론계의 대격변은 이미 일어났고, 아직도 진행중입니다. 그 결과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을 것 같군요.
11/12/10 00:38
수정 아이콘
하지만 되려 이러한 다양한 정보매체의 함정이라면, 생각을 열심히 하지 않으면 나도모르게 여기저기 혼란스러움과 피로감이 쌓일 수 있고, 배타적이 될 수 있다는게 있죠. 대세와 일원화, 맹목적인 어떤 것들이 종종 쉽게 휩쓸려 보이더라구요. 다양한 정보를 취합함에있어서 본인의 수고스러움이 더 커졌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그런면에서 SNS가 새로운 매체일지언정 긍정적 매체이기만 한지는 잘 모르겠어요. 워낙 '현장'과 멀어지게 한 것도 있는데다가, 사소한 정보와 감정적 편린들로 의견을 갈라놓죠. 똑똑이들과 헛똑똑이들과 멍청이들이 전부 내가 맞다고만 하게되면서 더욱 혼란스럽고, 적대가 늘어나고, 우리끼리 싸우게 되고.. 장단이 있지만 기존 언론이 못 보여주는 정보를 얻기 좋다는 점이 장점이라면, 함께 싸우는 의미와 상황에대한 올바른 인식과 판단의 복잡함(어렵다기보단 너무나 많은 '의견'과 '사실'과 '감정'의 혼재때문에)이겠죠.
독수리의습격
11/12/10 00:47
수정 아이콘
반만 동의하는게 배타적인건 맞지만 일원화는 아니라고 봅니다. 유통되는 정보의 양은 엄청나지만 그 가운데서도 자기가 원하는 정보는 취합하기가 쉬운 구조다보니 오히려 다원화가 되죠.

좋든 싫든 불특정 다수에게 내 생각을 노출시켜야하는 공개게시판과는 다르게 상대적으로 소수의견들도 어느정도 살아남을 수 있는게 SNS입니다. 진보적인 의견이 대세를 이루고 그게 다른 의견을 삼켜버리는 경우가 많지만 반대 진영의 트위터들 또한 그네들의 네트워크를 이루면서 단단한 기반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게 끝이죠. 화합과 합의의 과정은 SNS에서 일어날 수가 없고, 오히려 다수의견은 물론 소수의견들까지 난립해서 자기들만의 세계를 이루죠. 결국 다원적이지만 배타적이라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연출됩니다.
스트릭랜드
11/12/10 01:52
수정 아이콘
좋은 글 잘 읽었어요.

근데 작은따옴표에 두 번 쓰인 조약하다는 조악하다를 쓰신 것 같은데 오기인가요, 신조어나 다른 의미가 있는 단어인가요? 요즘 하도 새로 등장하는 유행어가 많아서요. 왠지 조약을 빗대기 위해 쓰인 것 같기도 하고... 왜 그 단어를 쓰신건지 이해가 안되네요.
(Re)적울린네마리
11/12/10 02:32
수정 아이콘
오늘 오마이뉴스에서 '나꼼수'를 자유북한운동연합이 풍선에 달아 북에 날려보낸 '라디오'와 비유한 기사를 보며
어쩜 이리 적절한 비유를... 하며 감탄했네요.

매체만 다를 뿐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를 외치는 소리를 막고 싶어 이리저리 안달나는 꼴까지 너무 같네요.

임금님귀는 당나귀 귀인데 말이죠.
그림자군
11/12/10 05:15
수정 아이콘
나꼼수를 키운건 팔할이 총수친구다
라고 마 그리 생각하고 있습니다.
mb만 떠올리다 이 사람이 잊혀지는 건
참 곤란하다 그리 생각하고 있습니다. [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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