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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2/02/06 22:49:41
Name 자이체프
Subject [일반] 조선왕조실록에서 찾은 재미있는 기록들...1
요즘 조선왕조실록을 보고 있는데 완전 신세계더군요. 이런 기록을 남겨준 조상님들이 고마울뿐입니다. 조선 초기 기록중 몇 가지 재미있는 것  몇가지만 뽑아봤습니다.

건국초기 도읍을 새로 정하는 문제로 몇 십년동안 골머리를 앓았습니다. 개경에 그냥 남을지, 아니면 지금의 서울로 옮길지, 아니면 하륜이 주장한대로 무악산 남쪽으로 갈지 답이 안 나왔죠. 결국 태종이 결단을 내렸습니다.
"동전 던지기로 결정한다. 불복하는 놈들은 가만 안 놔둔다."
그리고 정말로 동전 던지기를 했는데 한양으로 결정이 났습니다. 동전 던지기 역사상 최고의 판돈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일본이 코끼리를 바친 적이 있습니다. 완전 엿 먹으라는 얘기 같은데 이걸 구경하던 관리가 밟혀죽고 너무 많이 먹어치우는 바람에 지방으로 내려보냈죠. 지방에서도 쓸모도 없이 너무 많이 먹는다고 구박받았다고 합니다.

  태종이 사관에게 편전에는 드나들지 말라고 하니까  왕이 있는 곳은 어디든 가야 한다고 쿨하게 대답합니다. 열받은 태종이 밖에서 들으라고 쫓아내니까 몰래 들어와서 엿듣다가 발각되었답니다. 심지어는 태종이 사냥하러 가는데 부채로 얼굴을 가리고 몰래 쫓아갔다고 합니다.

조선 초기에 저화라는 종이돈을 유통시키려고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하지만 경제에 대한 기본 개념이 부족했던 터라 결국 실패하고 말았죠. 하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동전을 유통시키려고 하지만 역시 실패...

조선도 운하를 만들려고 한 적이 있습니다. 조세로 걷은 쌀을 배로 실어올리는데 태안반도 앞바다를 지나다 자꾸 가라앉으니까 아예 운하를 파려고 한겁니다. 기록을 보면 만들긴 만들었는데 쓸모가 없어서 결국 사용이 안 했다고 합니다. 웬지 아라뱃길이 생각나는군요.

이 당시 왜국에 포로로 잡혀갔다가 유구국으로 불린 오키나와에 팔려간 백성들이 제법 된 모양입니다.  이 소식을 들은 태종이 사신을 보내 송환시키자고 하자 모 대신 왈 "거긴 멀고 험한데다 돈도 많이 들텐데 굳이 보낼 필요있나요?"라고 합니다. 열받은 태종 왈 "사대부 집 자식이 끌려갔어도 그런 소리가 나오겠다. 응?" 결국 사신이 가서 끌려간 백성 44명과 함께 돌아옵니다.

조선시대에도 사우나가 있었던 모양입니다. 빈민들을 돌보던 활인서에 한증소라는게 있었는데 여기서 병자들의 땀을 배출시켜서 치료하게 했다고 합니다.

조선판 데스노트, 자기 처가집은 물론 사돈댁을 연달아 멸문시킨 무시무시한 남자가 있습니다. 다름 아닌 태종. 왕자의 난 때 발벗고 도와준 처가집 네 형제(민무구, 민무질, 민무휼, 민무회)를 귀양보냈다가 자진시켰고, 장인어른(민제)는 그 충격에 세상을 떠납니다. 세자인 큰 아들 (양녕대군)의 장인 김안로도 그 수순을 밟을뻔 했지만 세자가 폐위되면서 다행히 귀양으로 그쳤죠. 대신 세자가 된 세째 아들(충녕대군)의 장인 심온이 마수에서 벗어나지 못합니다. 사위가 왕위에 오르면서 영의정에 임명되고  명나라에 사절로 갔다왔다가 곧장 감옥으로 끌려갔다가 죽습니다. 아마 외척이 발호하는걸 막으려는 심산이었던 것 같은데 한마디로 찍히면 죽는다는 얘기 아니겠습니까?

2탄도 작성중입니다. 조선시대에도 회교도가 있었답니다...두둥!!! 집시도 있었던 것 같구요. 암튼 실록은 재미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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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킬칼켈콜
12/02/06 22:56
수정 아이콘
이런 재미난 사실들만 모아서 낸 책이 이미 있지요. 거기서 읽기로 코끼리는 유배! 를 가서 쓸쓸하게 죽었다던데..
자이체프
12/02/06 22:59
수정 아이콘
알킬칼켈콜 님// 구경하던 이조 정랑을 밟아죽인 죄로 유배를 갔죠. 섬에 갔는데 쫄쫄 굶는다는 보고를 받고 불쌍해서 다시 뭍에서 살게했는데 먹이를 주던 관청의 노비를 또 밟아죽이는 바람에 눈치밥을 심하게 먹었답니다.
불량품
12/02/06 23:01
수정 아이콘
방원 '투 페이스' 리
아키아빠윌셔
12/02/06 23:08
수정 아이콘
성종 때에 므흣한 기록도 있죠. 날 밝은 밤에 신하들이랑 달구경하면서 운치있게 술 마시고 있는데 잠깐 구름이 달을 가리고... 다시 달이 밝게 보이는데 승지 조극치와 기생 하나가 사라집니다. 네. -_-;; 그뒤는 알아서... 참고로 성종은 쿨하게 넘어갔습니다.
PokerFace
12/02/06 23:21
수정 아이콘
동전은 앞뒤 두면인데
선택지는 세가지....

개경에 그냥 남을지, 아니면 지금의 서울로 옮길지, 아니면 하륜이 주장한대로 무악산 남쪽으로 갈지


개경은 뒷면 서울은 앞면
무악산남쪽은 똑바로 서는걸로...?
사티레브
12/02/06 23:24
수정 아이콘
'조선 초기에 저화라는 종이돈을 유통시키려고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하지만 경제에 대한 기본 개념이 부족했던 터라 결국 실패하고 말았죠. 하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동전을 유통시키려고 하지만 역시 실패...'

이부분봤을때 제가 들었던 생각은 레알대체역사소설을 누군가 쓰려고 했는데 망했나?
사티레브
12/02/06 23:26
수정 아이콘
회교는 고려때도 있었어요 :)
PoeticWolf
12/02/06 23:50
수정 아이콘
요거 요즘 재번역 사업 하던데, 무척 기대됩니다.
나이트해머
12/02/06 23:52
수정 아이콘
므흣한 기록 찾아보면 '이것이 조선의 기상인가...' 싶을 정도로 엄청난 게 쏟아지는 것이 또 실록이죠.
서주현
12/02/06 23:59
수정 아이콘
회교도들이 궁중 행사에 초청받아서 코란을 낭송했다는 기록도 있죠.
㈜스틸야드
12/02/07 00:06
수정 아이콘
태안반도에 팠다는 저 운하때문에 생긴게 지금의 안면도죠.
12/02/07 00:07
수정 아이콘
코.. 코끼리?
네오크로우
12/02/07 00:34
수정 아이콘
조선왕조실록은 유명일화만 알고 있었는데 코끼리는 첨 봤습니다. 진짜 웃기네요. 하핫..
현금이 왕이다
12/02/07 01:30
수정 아이콘
어떤 책으로 보고 계신지 여쭤봐도 될까요? 저도 보고 싶긴 한데 요약본 말고 제대로 보고 싶어서요.
자이체프
12/02/07 03:26
수정 아이콘
현금이 왕이다 님// 포털에 조선왕조실록으로 검색하시면 바로 들어가실 수 있습니다. 검색하실수도 있고, 시대별로 보실 수 도 있습니다. 전 위화도 회군부터 하나씩 읽고 있는 중입니다.
현금이 왕이다
12/02/07 06:07
수정 아이콘
자이체프 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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