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namu.wiki/topic/50953

나무위키가 지난달에는 광고 수익공개 논란으로 말썽이더니 이번에는 파라과이 법인 매각으로 시끄러워졌네요. 발단은 5월 7일에 파라과이의 umanle S.R.L(가칭)이라는 회사에서 나무위키의 소유자 namu에게 매각을 제의했고 나무가 동의해 현재 매각이 결정되었으며 인수인계 및 최종이전에는 1주일 정도 걸린다고 합니다.

영리 논란이 두려웠는지 umanle 측에서는 나무위키의 운영에는 어떠한 간섭도 하지 않을 것이며 수익공개가 확실해질 때까지는 비영리로 운영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그 제스처로 광고도 모조리 내렸구요. 일단 나무위키를 바탕으로 한 커뮤니티 사이트(디씨, 오유, 엠엘비파크, 클리앙 같은)를 만들어 거기서 나온 수익으로 나무위키를 운영한 뒤 만일 여의치 않을 경우에는 사정을 설명하고 광고를 달 것이며 그 과정 또한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약속은 했는데....

문제는 국내인인 seyriz가 인수 의사를 밝혔을 때에는 비영리법인에게만 매각한다고 하면서 정작 영리법인인 umanle에게 매각하는 저의는 무엇이며 영리법인이 인수한 이상 수익을 위해서는 무슨 짓이라도 할 것이고, 커뮤니티 운영을 위해 나무위키 운영에 이런저런 간섭을 하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도 있으며, umanle를 거꾸로 풀어쓰면 el namu라는 아나그램식 단어가 되는 점에서 namu가 법적 소송과 투명성 논란에 부담을 느끼고 법인 설립이 쉬운 파라과이에 페이퍼 컴퍼니를 설립한 뒤, 청동과의 법적 분쟁이나 세금 문제를 회피하려는 게 아닌가라는 추측도 루리웹이나 오유 등에서 나오고 있는 실정입니다. 일단 umanle 측에서는 법인 설립이 나면 파라과이 현지 언론에 공고를 해야 하며 관련 기사를 스캔하거나 인터넷 링크를 제공해 의혹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일단 위키라는 게 수익을 기대하기 힘든 사업이고 나무위키는 청동의 리그베다 데이터를 그대로 포크해온데다 복사한 데이터마저 (고소로 점철된)시한폭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해외에 법인을 세우고 옮기는 게 어쩜 좋을 수도 있습니다. 일단 파라과이로 도망간 이상, 청동은 파라과이까지 가서 현지 법무법인을 선임해 고소해야 하는 부담도 있으며, 파라과이는 DB권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소송에서도 한층 유리하죠. 명예훼손도 한국보단 덜할테니(최소한 사실적시로 처벌하지는 않는다고 답변) 정치인이나 민감한 인물 서술도 지금과 별 차이 없거나 더 풀어줄 수도 있겠죠.  

하지만 투명성 논란 이후 수익을 공개하고 투명하게 하겠다고 약속했으면서 그 여파가 가시지도 않은 상황에 영리 법인에 팔아넘긴(아님 페이퍼 컴퍼니로 돌렸든) namu에 대한 배신감은 클 수 밖에 없고, 상당수의 운영진들이 사퇴해버려 나무위키의 장래에 심각한 불안 요소가 되었습니다. umanle가 어떻게 나무위키를 운영할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리베 사태때 배운 건 있을테니 청사장처럼 저작권을 기부받거나 하는 막장짓은 하지 않겠죠. 일단 보여주기 식으로라도 광고도 다 내렸고, DB 덤프도 계속 제공할 것이며 미러 사이트도 막지 않겠다고 선언했으니까요.

나무위키를 보면서 인터넷 위키 사이트 운영의 문제점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사례는 상당히 드문 일 같습니다. 결국 이를 해결하려면 위키를 새로 만들거나 아님 나무위키의 데이터를 분산해 특정 주제별 위키로 가는게 좋다는 주장도 있는데, 나무위키 이후 등장한 다른 위키들(리브레 위키, 디씨위키)이 나무위키만큼 인지도를 얻지 못하고 있고, 한데 모여서 검색하는 걸 좋아하는 한국의 특성상 위키아같은 개별적 위키가 성공할 지는 미지수입니다. 국내 최대 포털사이트인 네이버의 애니메이션 참여백과도 듣보잡 수준이구요.

물론 국내 최대 서브컬쳐 커뮤니티인 루리웹이 자체 위키를 7월경 준비중이고 위키독같은 개별 위키 서비스 사이트도 생겨나고 있지만 umanle의 나무위키가 대형 사고를 치지는 않는 한 여전히 대부분의 사람들은 나무위키를 이용할 것 같습니다. 지금도 관련 토론은 하는 사람만 하고 수정은 계속 이루어지고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