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수비, 특히나 외야수비가 개떡같기 때문입니다.
올 시즌 잠실 평균 투수 BABIP이 .310 이지만 기아는 .370으로 독보적인 꼴지를 달려가고 있습니다. 볼넷도 많이 내주지만 리그 평균보다 9이닝당 1.26개 더 주는 수준입니다. 문제는 BABIP 쪽이죠.
기아 수비의 정줄 놓음은 여러 지표로부터 확인할 수 있는데
DER (1 - 투수의 BABIP, 인플레이된 타구의 범타처리율) : 0.667 리그 꼴지
범타처리율을 내/외야로 구분해보면 외야쪽이 특히나 처참합니다. 외야 DER : 0.379 로 리그 독보적인 꼴지
평균대비 수비실력으로 인한 실점을 구하는 세이버 스탯인 RAAwithADJ는 -31.23 으로 꼴찌, 1등인 LG 대비 55점을 수비때문에 더 잃고 있습니다. 보통 10점당 1승으로 계산되니 5.5승 정도는 더 잃고 가는거죠. 아무리 스탯티스 수비스탯은 재미로보는 수치라지만 이정도면 좀 많이 심각합니다.
맷 윌리엄스는 약한사나이라는 오명이 있긴 하지만 3루에서 실슬, 골글을 3회 넘게 탄 수비/타격 실력을 모두 갖춘 선수였습니다.
그런 사람이 감독으로 오길래 2년연속 리그 최하위였던 수비가 좀 나아지길 기대했는데 올해도 막장으로 가네요.
잠실 나지완이 44타수 10안타 OPS .573 입니다. 구단상성, 구장상성 모두 맞지 않고 올 시즌 부상없이 120경기를 소화해서 체력도 떨어진 상태인데 굳이 선발 좌익수로 3경기 모두 내는 걸 보고 맷 윌리엄스 감독이 수비 중시하는 사람이라는 괴담은 믿지 않기로 했습니다.
나지완, 김선빈을 제외한 팀의 중심타자가 죄다 좌타라 일단 나지완의 컨디션 무관 중심타선에 넣어놓는 것은 이해할만하고, 같은 맥락으로 기아 선수들이 전반적으로 슬라이더에 약하니 좌타 우타 안배하는 것까지 그러려니해도 잠실 선발로 좌지완 중원준 넣는 건 고만할 수 없을런지요.
전임 김기태 감독의 운영이 종잡을 수 없는 기분파 운영이라 무리수 없이 한 시즌을 운영하는 감독이 오길 바랐고, 현재까지는 그 기대만큼은 충족시켜 주지만 잠실에서조차 수비를 내다버리는 방식으로 운영하는 건 이해하기 힘드네요. 올시즌 잠실 두산전 전패입니다. 박해민을 중견수로 쓰는 삼성이 잠실 DER .753 을 내며 두산 상대 8승 7패 1무를 기록하고 있는데, 좀 느끼는 바가 있었으면 합니다. 내년에도 올해같은 외야수비면 잠실팀에 호구잡히고 5위싸움 하다가 시즌 접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