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2/01/03 12:17:08
Name swordfish
Subject [일반] 이스터 섬- 오래된 미래
태평양 동남쪽에 한 섬.
부활절에 네덜란드 선박에 의해 발견되어 이스터 섬이라고 불리는 섬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온 서양인들은 엄청난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바로 그 유명한 모아이 석상이죠.

당시 살던 얼마 안되는 원주민들의 수준으로 보아 도저히 그들이 만들었다고 생각할 수 없는
이 석상을 보고 서구인들은 놀라게 됩니다. 그리고 온갖 설이 난무하게 되죠.
하지만 연구 결과 결국 이 석상을 만든 것은 바로 그 원주민들이었습니다.

나름 찬란한 석기 문명을 자랑했던 이 원주민들은 왜 몰락하게 되었을까요?

이들의 선조는 태평양의 지배자 폴리네시안인들이었습니다. 다른 폴리네시아 인들 처럼 이들도
카누를 타고 먼 태평양 한가운데 이섬에 도착하게 됩니다.

처음 도착했을 때 이섬은 천국이었습니다. 풍부한 수자원과 숲. 비옥한 토지. 비록 다른 산호초의 섬과 달리
어자원은 풍부하지 않았지만 바다에 좀 나가면 바로 참치 때를 잡을 수 있었습니다.

이 덕분에 인구는 엄청난 양으로 증가하게 되고 이스터 섬의 각 씨족은 번영을 누리게 됩니다.
그리고 이들은 경쟁적으로 바로 자신들의 권세와 번영을 위해 석상 모아이를 제작하게 되죠.

하지만 그게 문제 였습니다. 모아이와 카누 제작을 위해 이들은 경쟁적으로 숲을 베어나갔고, 농사지을 땅을 만들기위해
숲에 불을 질렸습니다. 그리고 그들이 데리고온 쥐는 천적이 없는 환경에서 숲의 씨앗을 모두 갉아 먹어 묘목이 자라나지
않게 되었습니다.

금세 목재 자원은 고갈되었고, 이는 이섬의 문명의 쇠퇴를 불려 왔습니다.
일단 숲을 통해 보존되던 수자원은 땅이 황폐화 되면서 급격히 말라갔습니다. 또한 소금기 어린 바람을 막아주던 숲이 사라지자
비옥한 토지는 농사를 지을 수 없는 토지로 변해 갔죠. 그리고 참치를 잡아 오던 카누 제작을 더이상 할 수 없게 되자 섬을 유지하던
식량 자원의 하나가 사라지게 됩니다.

그결과 섬의 식량은 급격히 줄어 들게 되고 각 씨족은 큰 위기를 막게 됩니다.
수많은 사람이 굶어 죽어 갔는데 이와중 사람들이 선택한 건 두가지.
하나는 식량 확보- 그들은 바다 바람을 막기 위해 굴을 파 그곳에서 농사를 짓고, 온갖 대체할 수 있는 먹을 거리를 찾기위해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그 역시 턱없이 부족했고 굶어 죽어가는 것을 막을 수 없었죠.
그리고 다른 하나는 먹을 것과 물이 풍부한 지역에서 다른 씨족을 몰아 내는 것이었고 그건 바로 전쟁을 의미하는 것이었습니다. 모아이 생산이 줄어 들고 이를 대체한 건 무기 생산이었습니다. 그리고 잡은 다른 씨족의 사람들은 훌륭한 식량이 되었기에(....) 이는 해볼만한 장사였던 것이죠.

이 전쟁 탓에 인구는 다시 급격히 줍니다. 17세기 거의 이들 씨족들은 공멸해 가는 듯 보였습니다. 하지만 멸망의 와중 결국 이들은 화합을 선택하게 됩니다. 바로 공정한 게임을 통해 자원을 배분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이 게임은 단순했는데 가장 섬의 높은 곳에서 바다를 헤엄처 바위섬의 물새 알을 가장 먼저 가져 오는 게임이었습니다. 이 게임의 승자는 자원 배분 권을 가질 수 있었기에 분쟁을 줄일 수 있었고, 게임은 적대감의 씨족들을 다시 뭉치게 하는 요소가 되었습니다.

이 게임을 통해 이 섬의 멸망의 톱니는 끝난 듯 보였습니다. 하지만 이들의 운명은 바다 건너 온 사람들에 의해 끝나 버렸습니다.
바로 이들은 서구인으로써 이섬에 흥미를 가지고 잠깐 들려 사람 몇명 죽이고 몇명 잡아고 돌아간 이들은 단 한가지를 놓고 갔습니다.
그건 바로 질병이었습니다. 전염병이 퍼져 그나마 회복되어 가던 섬의 인구는 사실상 멸망 직전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이 이야기는 여러가지 교훈을 준다고 생각합니다.
1, 인간의 물질 문명이 가져온 파국에 대한 교훈
2, 정치적으로 단기간 인간은 어리석지만 시간이 이를 해결해 줄 수 있다는 희망.
3, 갑자기 부딪힌 문명간의 충돌이 정말 뜻밖의 결말을 남길 수도 있다는 것
정도가 있을 수 있을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NGC의 다큐를 보고 적은 글인데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어 한자 적어 봅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PoeticWolf
12/01/03 13:19
수정 아이콘
잘 읽었습니다. 흥망의 과정을 잘 압축하신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12/01/03 13:20
수정 아이콘
이스터섬 멸망의 과정을 대략은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읽으니 재미있네요.
저도 NGC 다큐를 찾아 봐야겠습니다.
Mithinza
12/01/03 13:23
수정 아이콘
최근에는 이 모아이 석상이, 식량은 계속해서 줄어드는데(숲 황폐화가 아닌 뭔가 다른 이유였는데, 기억이 잘 안 납니다 -_-;) 이 섬을 나갈 수도 없고 했던 원주민들이 종교에 의지하게 되고, 모아이를 짓는 데 나무가 무지 많이 필요한데(모아이 운반용) 그 때문에 정작 카누를 만들기 어렵게 되었고... 그 결과물로 이런 파국이 벌어지게 되었다고... 그런 얘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요. 어느 게 요즘의 정설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이쪽 관련해서는 읽은 게 별로 없어서...
눈시BBver.2
12/01/03 22:29
수정 아이콘
게임 얘기는 처음 듣네요. 잘 읽었습니다. 읽을 때마다 섬뜩하지만요 [깨류]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34412 [일반] 2011년 KBS 연기대상에 빛나는 '브레인'의 신하균 [22] 르웰린견습생9107 12/01/03 9107 4
34411 [일반] 아이패드 사용환경에 혁신을 가져올 아이펜(iPen) [51] KARA8343 12/01/03 8343 0
34410 [일반] 박봉팔과 강용석의 인터뷰 [42] Joker_6338 12/01/03 6338 0
34409 [일반] 지식채널e - 몇가지 오류 [15] 김치찌개4810 12/01/03 4810 1
34408 [일반] [야구]현재 선수협회 사태에 대해 다들 아시고 계시나요? [74] p눈팅족q7163 12/01/03 7163 0
34407 [일반] 요리 초보들을 위한 두부 카레 스파게티 레시피 [40] 삭제됨7998 12/01/03 7998 2
34405 [일반] [야구]롯데프런트 미쳤나봅니다. 올 스토브리그는 개념차네요 [24] 블루드래곤7663 12/01/03 7663 0
34404 [일반] 공기업 채용연계형 청년인턴에 대한 푸념 [12] 방랑자크로우6163 12/01/03 6163 1
34403 [일반] 어제 힐링캠프 박근혜편 간단 시청소감. [160] 삭제됨9111 12/01/03 9111 0
34402 [일반] 한 테러리스트의 이야기. [36] 켈로그김7343 12/01/03 7343 5
34401 [일반] [2011년 결산] 2011년의 드립 모음 [19] Hobchins6159 12/01/03 6159 0
34400 [일반] 이스터 섬- 오래된 미래 [4] swordfish3934 12/01/03 3934 0
34399 [일반] 지식채널e - 행복한 불편 [12] 김치찌개4630 12/01/03 4630 0
34398 [일반] [KBO] 스토브리그 각 팀별 In&Out 정리 [15] giants5338 12/01/03 5338 0
34396 [일반] 세계에서 가장 긴 직선 계단 [6] 김치찌개10164 12/01/03 10164 0
34395 [일반] 낡은 기억의 상자 [9] 삭제됨3685 12/01/03 3685 5
34394 [일반] 닥치고 정치에서 보는 올해 대선 [160] 김익호8675 12/01/03 8675 1
34393 [일반] 택배 보낼때의 팁 [펌] [29] 지니-_-V8814 12/01/02 8814 0
34392 [일반] 전염병이 환경이나 문명에 큰 영향을 주는 지 모르겠네요 [18] swordfish4421 12/01/02 4421 0
34391 [일반] [EPL]유럽 이적시장이 열렸습니다 [96] Claude Monet7140 12/01/02 7140 1
34390 [일반] 참세상 정세좌담회 기록문이 올라왔습니다. [43] Mithinza3358 12/01/02 3358 0
34389 [일반] 언제까지 기업인은 죄를 저질러도 선처를 받아야합니까? [35] empier5997 12/01/02 5997 0
34388 [일반]  쿨타임이 찼으니 어김없이 뽑아보는 올해의 뮤직 Top 100 리스트(5) [7] hm51173403834 12/01/02 3834 3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