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게시판
:: 이전 게시판
|
다시봐도 좋은 양질의 글들을 모아놓는 게시판입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13/03/17 16:00
님은 뭐 좀 다를 것 같지요? 일단 애인이 있는 지 물어보는 게 예의긴 하지만, 만에 하나 애인이 생긴다면 레지엔님의 미래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겁니다 메롱.
13/03/17 16:01
이전 글에 따르면 레지엔님은 비혼주의자시라서...
(+ 비혼주의를 지키려면 애인도 비혼주의여야 하겠다는 점에서 첫플과 궤를 같이 할 수 있겠네요.) (+ 생각해보니 이 리플은 결혼한 커플이 자녀를 낳는 거라는 제 편견에서 비롯된 리플일 수 있겠군요. 헣헣)
13/03/17 15:59
인생이_반전물.orb 이네요. 헣헣
p.s 마지막 부분에, '그 반작용으로 극렬 [반]기독교인이 된 지'가 아닌가염? 흐흐
13/03/17 16:02
이런... 그냥 가벼운 잡담이 아니잖아요 -_-;; Orbef님 글을 읽어온지 꽤 시간이 흘렀는데 오늘 글이 가장 놀랍습니다 o_Oa
13/03/17 16:11
마지막 질문 보니까 포포의 대모험이 생각나네요.
그러니까 사람은 마족이랑 다르기에 짧은 기간동안 조낸 열심히 살아간다였던가. 아, 그리고 저는 군대에서 영혼을 하나님께 받쳤습니다. 쵸코파이와 함께. 그러면 비공식 교인인가요.
13/03/17 16:12
포프 엄마가 포프 안아주면서 하는 얘기였지요? 그 장면은 제가 오만 만화와 영화 통털어서 제일 좋아하는 베스트 10 안에 들어갑니다.
13/03/17 16:26
OrBef 님이 이 댓글을 좋아합니다 (3)
이렇게 댓글 놀이하다가 폭풍 벌점을 받을 지도... 그러나 우리는 벌점을 두려워하지 않는 멋진 남자들이지요!
13/03/17 16:31
쓸데없는 판타지라면 커가면서 알아서 깨지겠죠. 안 깨진다면 필요한 판타지란 이야기고...
물론 뭐 산타 모에, 보다 대중적으로는 하느님 모에...같은 것도 있긴 있습니다만 어지간하면 청춘의 자신이 산타 할배나 하느님 아버지보다 모에하단 걸 알기 마련이라.. 조금 거창하게 이야기하자면, 누구나 이 판타지 깨고 저 판타지 갈아치우고 하다가 최후에 하나만 남기기 마련일 테니까요. 그저 너도 나도 지금 택하는 것이 마지막이 아니길, 혹은 마지막에 남는 것이 얄팍한 것이 아니길 바라는 정도에 만족하는 정도가 현실적이고 온당한 선 아닌가 합니다.
13/03/17 16:35
제 반 기독교인으로서의 인생을 같이 걸어 온 붕알 친구가 하나 있는데, 본문의 고민을 이야기했더니 구밀복검님과 비슷한 답변을 주더군요. '지가 정말 필요한 거라면 평생 갈 거니까 니가 고민할 필요가 없고, 그게 아니라면 언제고 회의를 느낄 테니까 그때 찬물 확 끼얹으면 되겠네. 뭐가 문제임?' 이라고 했습니다. 어쩌면 별 것 아닌 고민인데 제가 '당사자 버프' 를 받았을 뿐일 수도 있겠지요.
13/03/17 16:47
사실 저도 주변 환경에 대한 반발로 인해 꽤나 강성 안티 크리스천이 되었고, 지금도 어느 정도 그렇습니다만...시간이 좀 지나고 나니까, 훗날 전자가 후자로 전환하는 일이 생긴다면, 곧 자신 이상의 자신을 걸어온 모든 것이 허깨비로 보이는 날이 만약 온다면 - 무신론이 꼭 맞다고 전제해서 이리 말하는 건 아니지만, 무신론자야 애초에 그럴 일이 없다보니 - 부디 감당해낼 수 있기를, 혹시 감당해낼 수 없다면 회의가 올 일도 없게 하기를 바라게 되더군요. 그래서 찬물을 끼얹고 싶다....는 생각을 하다가도, 차마 할 짓이 아니라는 잠정적인 결론을 내렸습니다.
13/03/17 16:51
저도 딱 그 정도 입장입니다. 삶의 무의미함을 견딜 수 없다는 사람에게 찬물을 끼얹는 것은 정말 차마 할 짓이 아닌 것 같습니다. 꼭 제 아들이어서 하는 말이 아니라, 인간이라면 그러면 안되는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도 제 자식이 저와 같은 철학을 공유하면서 저를 훨씬 넘어서는 저 이상의 존재가 되길 바라는 것은 인간의 본능이겠지요?
13/03/17 16:57
자식은 커녕 가정도 꾸리지 않아 쉽게 말할 입장은 아닙니다만 자식 사랑하는 아버님들은 다 그러시더군요 :)
헌데 그러면서도 막상 성큼 자기 키를 뛰어넘으면 씁쓸해하시기도...^^;
13/03/17 17:02
지금 제 입장에서는 도저히 상상이 불가능한 이야기지만, 막상 그 입장이 되면 그럴 수도 있겠지요. 정말로 인생은 몰라요... 모르는 거니까 뭐던지 간에 장담하면 안되나봅니다!
13/03/17 16:48
저도 냉담하는 천주교인입니다. 신이 있는지 없는지 모르겠어서 신부님에게 이러이러해서 없는거 아니냐 물어봤다가 죄다 논리로 방어 하시더라고요. 제가 던졌던 질문들 옛날 사람들은 안 했을거 같냐고 열라 똑똑하신분들이 고민고민해서 그에 대한 해답이 정석으로 내려오고 있다고. 크크.
그 후로는 나 따위가 신의 유무를 논하는 것이 뭐 그렇게 중요한가 하는 마음이네요...그리고 자칫 깜빡하면 교회를 나가도 이상하지 않겠다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신은 절대 없고 인간의 필요에 의해 만들어진 대사기극이라 생각했었는데...인생몰라요 흐흐.
13/03/17 16:54
저도 언제부턴가 논리로 싸우는 것에 큰 의미를 두지 않게 된 것이, 어차피 저보다 훨씬 내공이 탄탄한 분들을 상대로 할 때에는 무슨 주제를 대상으로 토론을 하던 질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게 제가 믿는 그 본질이 틀렸다는 뜻이 아니거든요. 하기에 그냥 제 본능이 시키는 대로 살려고 합니다. 인생 몰라요 :)
13/03/17 17:01
웹상에서 종교 등 형이상학적인 문제에 관련된 토론을 하는 건, 그저 그 공간에서의 '포지션'을 확보하는 것 정도에 의의를 두고 있죠.
(특히 저 같이 소수자 입장에 있는 사람에게는 꽤나 쏠쏠합니다. 흐흐)
13/03/17 17:06
예전에 몸과 마음을 바쳐 키배를 뜨던 시절에는 나름대로 순수했던 것 같은데, 지나고 보면 그 본질은 쿠마님이 말씀하신 그 포지션 확보였던 것 같기도 합니다. 이젠 뭐 상관 없습니다. 국방부 프로포절을 데드라인 이전에 내는 것이 까짓 인생의 진리 따위보다 5만배쯤 더 중요하다능.
13/03/17 17:10
1. 국방부 프로포잘을 데드라인 이전에 내는 것이야말로 인생의 진리라고 배웠습니다. 크크 (반농반진)
2. 저...저는 지금도 순수합니다?!
13/03/17 17:13
이제와서 하는 얘기지만 대한민국에 그 말을 퍼뜨린 장본인이 바로 저입니다? 그게 원래 천조국 유머인데 제가 pgr 유게에 번역한 것이 디씨와 일베 자학 유머의 효시라능.
13/03/17 17:20
https://pgr21.com./?b=10&n=48785
2008년에 제가 올린 번역물입니다. 아마 '우리 서로의 의견을 존중하도록 하자. 물론 내가 맞고 니가 틀리지만.' 라는 문장 관련해서 이보다 빠른 게시물은 없었을 겁니다.
13/03/17 17:09
저는 근본주의적 성향이 강한 기독교 가정에서 태어나서 자랐지만 현재는 순도 100% 무신론자가 됐죠. 그동안 종교 때문에 힘든 적이 많았고, 종교의 해악에 대해서도 누구보다도 목청을 높이는 사람이지만 만약 제 자식이 교회에 나간다고 해도 전혀 말릴 생각은 없습니다. 그건 자식의 인생이고 자식이 선택할 일이니까요. 하지만 OrBef님처럼 제가 따라갈 생각은 없을 것 같습니다.
아이한테 무조건 진실을 말하는게 올바른 교육방침이 아니라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그렇다고 인성이 망가질 정도로 나쁜가라는 생각엔 쉽사리 동의하지는 않습니다. 어렸을 때 논리적, 과학적 사실에 흥미를 느끼는 아이들도 많거든요. 아이들한테 항상 동화속 얘기로 환상만 심어주는 것도 좋은 교육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게 부모에게 더 편할 수는 있겠지만요. 산타클로스 같은 건 그러려니 해도 죽음이나 사후세계 같은 문제에 대해서는 저는 현실적으로 접근 할 것 같습니다. 현재 밝혀진 사실에 근거해서 얘기해주면서 불가지론의 입장을 살짝 깔아주고 판단은 아이한테 맡기는거죠.
13/03/17 17:17
이건 뭐 우열이나 정반의 문제가 아닌 듯 합니다. 쭈구리님도 막상 '왜 사람은 죽으면 아무것도 없어? 우아앙~~~~!!!!' 이러는 예쁜 딸내미 (저는 아들이었습니다만) 보시면 논리적인 정답은 조금 뒤로 미루시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무신론이나 불가지론은, 비록 저는 그 입장이 인간이 취할 수 있는 가장 용감하고 진실한 자세라고 생각합니다만, 영원히 입증할 수 없는 자세라는 점은 변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말씀하신 대로, 결국 판단은 아이가 직접 해야겠지요.
13/03/17 17:36
아앗 앙대...~~~!!!
결혼은 뭐 생각만큼 나쁘진 않습니다. 여자들이 뭐 남자랑 조금 다르긴 하지만 아주 많이 다르진 않아요 :)
13/03/17 17:39
현재의 자유로운 생활을 포기하게 하고 결혼의 안좋은 점을 상쇄시켜줄 만큼의 여성이 제 앞에 나타난다면 모르겠지만 그럴 가능성이 제가 기독교로 개종할 가능성과 맞먹어 보여서...
13/03/17 17:48
그거슨 그야말로 우왕굿입니다?
솔까 자유로운 생활도 일이년이지 평생 자유로워봤자 딱하니 할 일도 없습니다? 그저 남자는 착한데 구속하는 스타일의 (이게 양립가능한 것인지 참 의문이긴 합니다만) 여자 만나서 잡혀사는 게 최고의 행복이라능.
13/03/17 17:53
제 인생 최고의 반전이 되겠죠. 크크
jjohny=Kuma님이 무신론자로 바뀌는 것보다 아마 더할지도요. OrBef님 / 이 생활 벌써 10년은 넘었는데 저 한테는 여전히 할만 하던데요. 헤헤. 혼자서 즐길게 너무 많은게 탈이죠.
13/03/17 17:22
하하 어렵네요 자식을 키운다는건..
저는 신을 믿습니다. 정확하게는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진심으로. 세상에 사람만 산다는것 보다 신 이라는 존재도 있다면 얼마나 신기하고 재밌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그런데 신을 믿지만 사람을 믿지 않습니다. 그게 종교를 가지지 않는 이유죠. 신 이라는게 어떻게 생겼는지 모르지만 직접 내앞에 나타나 준다면 있다는걸 믿을수 있지만 그걸 쓰고 말하는게 사람이라면 믿을 생각이 없습니다. 물론 내앞에 나타나 준다 해서 있다는게 신기할 뿐이지 하라는대로 할 생각은 없지만... 이런 생각을 언젠가 글쓴님 처럼 제 자식에게 말해줘야 하는 상황이 온다면 글쓴님 보다 잘 할 자신은 없어지네요 흐흐
13/03/17 17:32
종교는 어려워요... 저는 지금도 성경에 대한 신뢰는 0 그람에 수렴하지만, 인과율을 초월하는 존재의 존재 가능성에 대해서는 예전보다는 약간 긍정적인 쪽으로 돌아섰습니다. 뭐, 지금이라도 아들놈이 무신론 내지는 불가지론으로 돌아선다면 땡큐 베리감사 하면서 순식간에 원래 포지션으로 돌아가긴 하겠지만요. 인생도 어렵고 종교도 어렵고 이건 뭐 다 어렵네요 흐흐흐
13/03/17 17:49
저야 글쓴님 보다 살아온 날들이 적은것 같습니다만 이렇게 저렇게 살아오면서 치열하게 고민하다 결국은 원래 어려운 거구나 어려운게 정상이고 쉬우면 그게 이상한 거라는 쉬울때는 뭔가 빠진게 아닌지 의심해봐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흐흐
13/03/17 17:37
신에 관해서는 베르나르베르베르에 책에 나왔던 그 해석이 와닿았습니다.
실험실 속의 생쥐가 티비에서 하는 연속극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 같은 생명체끼리도 이해할 수 없는데, 우리가 어떻게 신의 세계를 이해할 수 있겠어? 정확하진 않고 이런 맥락이었는데, 참 인상깊었어요. 그리고 그냥 전 불가지론자에 가까운것 같아요.
13/03/17 17:40
그건 그래요. 설령 신이 있다고 하더라도 우리는 신의 본질에 대해서 영원히 이해할 수 없을 겁니다. 인간이라면 철학이던 종교던간에 누구나 결국은 신이라는 존재에 대한 고민을 피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비종교인이 신이라는 존재에 대해 가지는 반감은 신 그 자체보다는 '나는 신의 본질이 무엇인 지 잘 안다. 고로 나에게 네 재산의 10% 를 바치고 나에게 무릎꿇고 가르침을 청하여라' 라는 종교인에 대한 것이지요.
13/03/17 18:07
저또한, 불가지론.
다만 대체로 불가지론이라 함은 무신론적 불가지론인데, 저는 "진지하게" 신이나 사후세계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현재 사회의 도덕율이 존재하게끔 하는 선천적 도덕심 같은것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신이 그것을 준것인지, 아니면 진화의 결과로 얻어진것인지, 어떤 다른이유가 있는지는 모르지만요. 예를들어 갓 태어난 신생아들을 무인도에 떨어뜨려놓고 그들이 생존해서 세대를 거듭하여 문명을 건설하게 하는 실험을 한다면, 분명 그 사회도 "거짓말 하면 안된다"등의 지금과 유사한 도덕적 관념들이 생겨날것으로 생각하는것이죠.
13/03/17 22:59
물론 거짓말하면 안된다 등의 도덕 관념은 진화의 결과로도 설명할 수 있긴 합니다만, 저도 일 년 가까이 성당 다니면서 신학에 관한 책들을 읽다보니 유신론적 불가지론자로 조금 바뀌긴 하더군요. 이런 변화가 있을 줄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13/03/18 06:11
무신론적, 유신론적이라기 보다는 엄정중립적(이기를 추구하는) 불가지론 이라고 하고 싶습니다.
초등기하학에서 평행선공리를 받아들이느냐 마느냐로 유클리드기하학과 쌍곡기하학같은 비유클리드기하학으로 갈라지게됩니다. 그리고 그 둘은 서로 상대방이 모순인걸 증명할수 없다는것도 수학적으로 증명되어있고요. 저는 유신론과무신론도 비슷한 관계에 있다고 봐요. 만약 유신론에서 모순을 발견하면 그 모순을 무신론의 논리로 환원시킬수 있으며 그 반대도 성립한다. 따라서 유신론으로 무신론을 증명또는 반증은 불가능하며 그 역도 마찬가지다. 요런 식으로 쌍곡기하학과 유클리드기하학의 관계를 증명합니다. 아마 OrBef님은 유신론적 Axiom을 받아들인 논리체계에도 익숙해지면서 이쪽도 동등하게 무모순이구나.. 이런 느낌을 받았을것 같습니다. 사실 비유클리드기하학을 수학자들이 수용하게된 된 과정도 그와 같습니다.
13/03/17 18:33
개인적으로는 왠지 안타깝네요.
아이의 질문에 대한 대답이 굳이 필요하다면 불교의 윤회설을 믿게 하는 게 그나마 더 낫다고 생각하거든요. 근데 미국에 계시니 절도 별로 없을 거고... 현실적인 이유에서 교회를 택하신 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 그렇네요. 덧붙임) 쓰고보니 너무 반기독교적인 시각에서 쓴 게 아닌가 싶은데요. 굳이 안 써도 될 댓글을 쓴 것 같아서 죄송하네요. 이미 읽으셨을지도 모르는데 지우는 건 비겁한 것 같아서 그냥 두겠습니다.
13/03/17 22:44
말씀하신 대로 절을 보낼까 하는 고민도 꽤 많이 했었습니다. 기독교의 절대자나 불교의 윤회나 글자 그대로 믿진 않지만 아주 넓게 넓게 해석하면 포용의 여지가 전혀 없진 않은데, 제가 보아도 윤회가 더 받아들이기 쉬운 면이 있었거든요. 그리고, 말씀하신 대로 (2), 절이 근처에 없기도 했고, 또 하나의 이유라면 기왕 종교 활동하는 거 다른 한국 아이들과 어울릴 기회도 만들어주고 싶었습니다. 지극히 현실적인 이유 맞지요.
근데 가장 결정적인 이유로는, 아이에게 불교/천주교/개신교가 가르치는 내용을 제가 아는 한도 내에서 설명해 주었더니 자기가 천주교회를 가겠다고 하더군요. 아이가 부모를 교회에 데려가는, 좀 희귀한 경우입니다 :)
13/03/17 19:52
유년기엔 성당에서 복사단활동도 하고 신부가 되는것이 꿈이기도 했을 정도로 신앙생활에 심취해 있었는데 중학교때 개신교 계열의 미션스쿨을 다니면서 극렬안티가 됐습니다.
헌금 강제로 내게해서 안내면 이름 적어가고 부흥회 등에 강제로 참석하는게 너무 싫더라구요. 결국 사람이 싫어 종교를 거부하게 되고 무신론자가 되었습니다. 최근들어 성당에 다시 나가고 있는데 여전히 신은 믿지 않지만 마음의 여유는 찾을수 있어서 참 좋네요 당최 이 여유는 어디서 나오는지 모르겠습니다 ㅡㅡ
13/03/17 22:48
아앗 탑픽님에게 그런 과거가 있었군요! 저도 초등학생때 천주교회를 다녔었는데 중고등 학교때 개신교 미션스쿨 다니면서 안티가 됐습니다. 요즘은 좀 덜한 것 같지만, 80년대 미션스쿨은 정말 추했지요. 저도 아이때문에 성당에 나가고 있지만, 참 신기한 것이, 탑픽님 말씀처럼 마음의 여유는 확실히 생기더군요. 미스테리입니다.
13/03/17 20:39
무신론자이지만 잠깐 신학에 몸담고 있고 여전히 성당에서 핵심적으로 활동하는 저도 있습니다.
그러면서 가끔은 신앙에 대해 가르치기도 하는 아이러니. 저도 있었으면 좋겠다는 쪽에 가깝습니다. 종교 강요는 무섭도록 경계해야긴 하지만 보통의 특정 종교든간에 신자일수록 행복지수나 도덕지수가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있으니 이에 만족하면서 사는 것도 방법일지도요. 제가 그렇습니다만
13/03/17 21:05
'설령 본인이 저런 무신론적인 신념이 있더라도 저렇게 대답하면 안 됩니다. 저건 기독교인이 아직 종교가 없는 자기 자식에게 '죽으면 천국 가서 예수님과 영원히 행복하게 살지. 그러니까 교회 가자' 라고 말하는 것과 1그람도 다르지 않습니다. 본인의 신념을 그냥 강요하는 거지요. 사람들은 다 성향이 다르고, 1+1=2 처럼 답정너인 분야가 아니라면, 아이는 부모와 다른 길을 걸어갈 수도 있는 겁니다. 그 길을 미리 막으면 안 돼요.'
정말 동의합니다. 부모가 아이에게 종교를 강요하는 것을 끔찍하게 싫어하고 비판하는 무신론자들이, 똑같은 행동을 주위 사람들이나 하급자, 또는 그의 자녀들에게 행하는 것을 너무나도 많이 봐왔거든요.
13/03/17 23:01
감사합니다. 무신론자들이 빠지기 정말 쉬운 함정이라고 생각합니다. < 난 신이 없다는 것을 '알아,' 그러니까 아이에게 '진리' 를 가르쳐야지. > 이런 마음가짐인데, 아이를 억지로 교회 데려가는 부모들과 똑같이 폭력적이지요.
13/03/17 23:23
유신론자였다가 무신론자가 된 뒤 다시 유신론자로 돌아서고 있는 저에게는 참으로 생각할 거리가 많은 글이네요.. 잘 읽었습니다.
13/03/17 23:25
그런데 사후세계에 관해 한 쪽의 관점만 아이에게 알려주는 것과, 매주 꾸준히 교회에 나가게 하면서 기독교의 가치관을 심어주고 기독교적 삶을 살도록 하게 하는게 '똑같이' 폭력적이라고 볼 순 없을 것 같습니다. 같은 폭력이라고 해도 정도에서 차이가 나지 않을까요. 어렸을 때 부모님한테 진리처럼 들은 말들은 커서 아니다 싶으면 스스로 거부하는 경우가 많지만, 기독교 환경 안에서 자란 아이들은 그 환경 자체(교회, 신자로 구성된 주변인, 또래 등)에 지속적으로 노출되어 영향을 받기 때문에 나중에 스스로 잘못되었다고 생각하고 거부하기가 쉽지 않죠.
본문은 가볍게 쓴 글이고 이런 부분까지 논하려는 글이 아니라는 건 잘 알지만 똑같이 폭력적이라는 걸 강조하시길래 사족을 달아봅니다.
13/03/18 00:11
글쓴이는 아니지만...쭈구리님 자신부터가 근본주의 기독교 집안에서 자랐음에도 지금은 무신론자이시죠. 부모님한테 진리처럼 들은 말들을 커서 아니다 싶으면 스스로 거부하는 것처럼 기독교 환경에서 자란 아이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쭈구리님처럼 기독교 환경이 더 큰 영향을 끼친다고 주장한다면, 반대로 부모의 저런 한마디가 코흘리개 아이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는지도 거론할수 있겠죠.
13/03/18 00:23
저 같은 경우가 적지 않긴 해도 그렇게 많진 않을겁니다. 집에서도 저만 그랬고 저의 형제 자매들은 저와 다릅니다. 저만 타락한 아들이죠.
남미의 기독교 국가들이나 이슬람교를 믿는 아랍권 국가들의 특정 종교인 비율을 본다면 그들을 둘러싼 종교적 환경이 자신의 종교를 선택하는데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미치는지 알 수 있을 겁니다. 저는 부모의 한 마디가 아이에게 엄청난 영향을 끼친다고 믿지 않습니다. 이와 관련된 글을 예전에 제가 여기에 올린 적도 있는데, 유전을 제외하고 아이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건 또래 환경이죠. 지금 까지의 연구결과를 보면 부모가 아이의 성격이나 가치관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13/03/17 23:51
밤하늘에 반짝이는 많은 별들이 누군가가 뿌려 놓은 금가루가 아니라 빅뱅에 의해 형성된 결과물이란 것을 굳이 이해시키기 위해 노력할 필요는 없죠.
지식이 많은 아이가 꿈이 많은 아이보다 행복한 삶을 산다는 보장은 없으니까요. 산타가 있다는 건 거짓을 말하는 게 아닙니다. 꿈을 말하는 것이고 또 다른 세계를 말하는 것일 뿐. 옛날 옛적 호랑이가 담배피던 시절 이야기를 들으며 아이들은 꿈을 꾸고 자라납니다. 그게 사실인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고 문자 그대로의 사실은 때가 되면 모두 알게 됩니다. 부모의 역할은 사실을 알려주는 게 아니라 아이와 교감을 하는 것이고 아이를 품어 주는 것이죠. OrBef님과 종교는 동시에 떠올리기 힘든 주제입니다만 이런 선택을 했다는 게 왠지 반갑네요. 사실 신이 존재하느냐 하는 질문은 유신론자에게도 무신론자에게도 중요하지 않은 질문입니다. 유신론자라면 어떻게 사는 것이 신의 뜻에 합당한가를 물어야 하고 무신론자라면 어떻게 사는 것이 바른 삶인가를 고민하면 되죠.
13/03/18 00:29
제가 평균적인 아빠에 비해서 아들과의 시간을 조금 많이 가지는 편이고 아이가 호기심이 많은 편이다보니, 아이가 제게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오늘 아침에는 '아빠, 하느님이 인간을 사랑하시면 기형아는 왜 태어나는 거야?' 하고 묻던데, 제가 주는 대답이 적어도 3년 동안은 이 놈의 정답이 될 것을 알다보니 참 신중해지더군요. 부모노릇 참 어려워요.
13/03/18 00:55
사실 아이의 질문에 꼭 정답을 말할 필요는 없습니다.
오히려 아이의 생각을 물어보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고 아빠도 잘 모른다고 이야기 하는게 더 나을 수도 있죠. 중요한 건 모범답안보다는 아빠와 아이가 서로 이야기를 나눈다는 것이겠죠.
13/03/18 10:00
부모의 역할은 사실을 알려주는 게 아니라 아이와 교감을 하는 것이고 아이를 품어 주는 것이죠.
와우..... 이건 적어가야 합니다. 감사합니다.
13/03/18 00:45
전 기독교도와 결혼한 불교도(윤회는 믿지 않습니다만, 암튼)인데, 비슷한 상황에서 별로 어려움은 겪지 않았던 것 같은데요.
사람이 죽으면 어떻게 돼? -죽었다가 다시 살아온 사람이 없어서 아무도 몰라. 하지만 다들 우리 XX이처럼 궁금해하니까 어떨까 생각해 본 사람은 많지. 어떤 사람들은 죽으면 천국간다고도 하고(지옥 이야기는 아이니까 생략) 어떤 사람들은 다시 다른 사람으로 태어난다고도 하고(역시 육도윤회 등 복잡한 이야기는 생략) 그것 말고도 여러가지 이야기가 있는데, 아직 누가 맞는지 확실한 건 아무도 몰라. 이 정도면 대체로 납득했던 것 같습니다. 어쨌거나 이왕 이렇게 된 거(?), 거기 다니시면 안 다니실 때보다 삶의 질은 분명히 올라가요. 그러니 이 상황을 즐겨야죠. 아이가 벌써부터 효도하는구나 이러구요. 크크. 여튼 화제와 별도로 아이 키우는 이야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최근에 우연히 새로운 스킬을 발견했기에 공유합니다. 애가 나한테 떼쓰다 안되어 "아빠 미워!!" 초식을 구사했을 때 말인데요, 무심한 표정으로 스무스하게(정색하시면 아마도 역효과 나겠죠) "음, 그렇구나. 아빠는 XX이를 너무 사랑하는데."하니까 그냥 그 말이 문제가 아니라 문제된 떼스던 상황 자체가 종료되는 놀라운 역사가 일어나더군요.. 기회 닿으시면(?) 한 번 써보세요..
13/03/18 00:45
잠깐 언급하신 도덕에 대한 글이 보고 싶습니다.
말씀하신 부분을 OrBef님이 생각한 뜻과 같이 받아들였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도덕이 포커 규칙이면 안 되는 걸까요? 도덕 역시 사회가 존속하기 위한 조건으로 선택된 인자중 하나라 생각합니다. 다음에 이 부분에 대한 글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13/03/18 06:21
곧 본인의 가치관보다 가족이 행복이 우선시되리라는 것은 저도 직감합니다.
그 나이의 아이라면 종교 자체보다는 또래둘과 어울릴 수 있고 부모님과 함께 간다는 점이 더 끌리지 않았을까 싶네요. 덧붙여 세례 축하드려요. - 주일에 성당 안간 교우 1인
13/03/18 10:47
감사합니다. 또래들과 어울리는 것을 기대는 했었지만 기대 이상으로 잘 어울리더라구요. 사실 신앙이라는 측면에서만 좀 껄끄러웠을 뿐이지, 모든 면에서 좋은 결정을 한 것 같습니다.
13/03/18 07:20
종교인들과 비종교인들의 행복률, 도덕률도 그렇고, 정신병원, 교도소에 들어가는 사람들만 살펴봐도
대체로 인간은 종교를 가지고 있는 편이 더 낫습니다. 그것이 진실이고 말고를 떠나서요.
13/03/18 10:03
하아......
아이가 울고 쨍쨍대는 건 일도 아니었군요;; 몇 살 때부터 아이가 묻기 시작하나요? 그때까지 공부 좀 해 놔야 할 듯해서요.. ㅜㅜ
13/03/18 10:49
대충 너댓살부터 저런 질문들을 던지기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부모에 따라서는 'xxx 한테 물어보거라' 라는 식으로 학교 선생님이나 교회의 교리 선생님 등등에게 공을 넘기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왠지 제가 대답해주고 싶었어서 더 고생했지 싶습니다. ^^;;땀
13/03/18 13:14
OrBef님 자 읽었습니다. 저도 조만간 겪어야 될 일이긴 한데 말이죠.
심각하게 고민해보진 않았네요. 무플방지위원회님의 말처럼 공감해주는게 부모의 역할이긴 한데 아내와의 공감에서 한참 못미치는 사람인데 잘 할 수 있을려나요? 그건 고민이 되네요.
13/03/18 13:59
분수님 저보다 나이가 위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 아직 자녀분은 많이 어린가보네요. 겪어보고 나서 돌이켜보니 가장 모범적인 답안은 위에서 저글링 아빠님께서 말씀하신:
[[사람이 죽으면 어떻게 돼? -죽었다가 다시 살아온 사람이 없어서 아무도 몰라. 하지만 다들 우리 XX이처럼 궁금해하니까 어떨까 생각해 본 사람은 많지. 어떤 사람들은 죽으면 천국간다고도 하고(지옥 이야기는 아이니까 생략) 어떤 사람들은 다시 다른 사람으로 태어난다고도 하고(역시 육도윤회 등 복잡한 이야기는 생략) 그것 말고도 여러가지 이야기가 있는데, 아직 누가 맞는지 확실한 건 아무도 몰라. ]] 라고 생각합니다. 또 하나는 무플방지위원회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사실 아이의 질문에 꼭 정답을 말할 필요는 없습니다. 오히려 아이의 생각을 물어보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고 아빠도 잘 모른다고 이야기 하는게 더 나을 수도 있죠. 중요한 건 모범답안보다는 아빠와 아이가 서로 이야기를 나눈다는 것이겠죠., ]] 저렇게 자녀의 생각을 물어보는 것도 매우 중요하지 싶습니다. 일방적인 가치판단의 전수보다는 스스로 생각해 볼 기회를 주고 이야기를 같이 나누는 것이 좋으니까요. 저는 타인의 감정에 대해서 남자치고는 교감을 많이 하는 편이라서.... 그런 쪽으로는 크게 어려운 것은 없었습니다. 오히려 너무 교감을 하다보니 '그건 니 사정이고, 아무리 니가 찡찡대봤자 정답은 XXX 야' 라고 냉정히 끊질 못하겠더군요.
13/03/18 14:30
뭐 좀 늦게 낳았습니다. 물론 제가 아니고 아내가 낳았습니다만... 쿨럭...
좀 느린편이죠. 이제 한창 아빠엄마 따라다니면서 일 방해하는게 취미인지라... 벌써 늦었나 싶긴 하지만 아빠로서의 위치에 대해서 고민좀 많이 해봐야겠습니다. ^^
13/03/18 14:49
제가 결혼하여 아이를 낳으면 성당을 가고 싶어하는 것과 굉장히 비슷한 이유로 성당에 나가시는군요.
아직까지도 신의 존재에 대해선 스스로 정의가 안 되어있지만, 무조건 진실추구가 의외로 그렇게 대단한 가치가 아닐 수 있다는 생각이 최근에 들어 종종 들 때가 있습니다.
13/03/18 15:13
잡담에서 클래스가 느껴지는건 처음이네요 크크
아직 먼 얘기지만 저도 평소에 생각 좀 하고 살아야겠습니다. 제 무심한 한마디가 아이에게 어떠한 영향을 줄지도 모르는 일이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