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지알 눈팅 7년 차 헬륨입니다. 어제 여자친구랑 싸운 것 때문에 한숨도 못 자고 고민하다 못해 글 쓰게 되네요.

장거리연애하시는 분들 많으신가요? 하시는 분들은 어떻게 그 감정을 공유하는지, 다툼이 있을때 어떻게 하는지 조언 좀 해주셨으면 합니다.

지금 제 사정은 이렇습니다.

작년 제가 교환학생으로 중국을 갔었습니다. 1년 예정으로 가서 반년 공부를 한 후 후학기에 여자친구를 만나게 되었죠.

여자친구는 외국인 상대로 중국인을 가르치는 대외한어(漢語) 라는 전공을 한 중국인 학생이었습니다. 성적도 좋아 대학에서 강의(우리나라로 치면 교생~기간제 강사정도?)도 맡아서 하고 있었습니다.

처음엔 장난삼아 F반(저는 A반 학생이었습니다)에 놀러 가서 수업 시간에 장난치며 선생님 골탕먹이려 했는데, (제 눈에)출중한 외모에 매우 착해 보이는 외모에 친하게 사겨볼 생각으로 쉬는 시간에 얘기를 걸어 보았습니다.

당시 제가 학교에서 좀 괴짜로 유명했었습니다. 거짓말 안 보태고 영하 30도에서도 반바지 슬리퍼 신고 학교 다니고 그랬으니까요(대구에서 자란 전 겨울에 추위를 덜타고, 3~4월 꽃샘추위를 가장 많이 타는 체질입니다). 여자친구도 그 이유 때문인지 제 얼굴을 알고 있었답니다. 더불어 A반 학생인 것까지. 그렇게 장난도 치지 못한 채 첫 만남이 지나갔지만, 2번째, 3번째 만남때는 매우 유쾌한 만남을 가졌었습니다.

그리고 만난 지 10일 즈음, 4번째 만남때 고백을 했고, 여자친구는 약 한 달 후 저와는 별개의 이유로 당시 남자친구와 헤어지고, 저와 사귄다는 의식없이 만나다가 그게 주변에 알려지게 되면서 사귀게 되었습니다.

처음엔 그저 착해 보이는 인상이 좋았었는데, 만날때마다 운동복+슬리퍼만 고집하는 저에게도 멋있다고 해 주는 그녀 모습에 솔직히 맘을 뺏겼습니다. (제 눈에)그녀는 매우 예뻤고요. 그렇게 우리는 약 3개월 정도 사귀었습니다.

하지만 전 교환학생. 한국으로 돌아와야만 했습니다. 7월 17일 귀국날짜를 잡고, 6월 23일 만난 지 100일, 6월 30일 생일깜짝 이벤트를 해준 후, 7월 2일 헤어지자고 말했습니다. 그녀가 처음 만났을 때 '우리는 미래가 없다'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아서 현실적인 사람이라 느꼈기에 동의할 줄 알았지만.. 왜 헤어지느냐고, 앞으로 만날 날도 얼마 안 남았는데, 먼저 헤어지는 것은 말도 안된다.. 라는 그녀의 말에 설득당해 헤어지지 못하고 결국 귀국했습니다.

그녀는 저때문에 한국어 공부를 하고 있고, 메신저 통해서 주 3~5회 정도 얘기, 화상대화 등을 합니다. 학력이 좋기에 중국에서 과외도 맡고 있는데, 몇 달치 과외비를 모아 겨울방학때 저를 보러 한국에 온답니다. 그리고 올 9월부터 대학원에 들어가는데, 1년 후 성적에 따라, 운에 따라 한국에 와서 나머지 대학원 과정을 마칠 수 있다며, 기다려달라고 합니다.

그녀와 헤어지고 약 3주가 지났네요. 아직 그녀가 많이 좋습니다. 하지만 지금 같이 있을 수 없다는 것과, 그녀가 저 보고 싶다고 할 때 느껴지는 무력감에..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어제도 '3주가 지난 오늘도 정상적인 생활이 힘들다'는 그녀를 보며 아무것도 해줄 수 없는 무력감에 제 자신에게 화가 났고, 그 화를 못 이겨 '너는 애가 아니다.. 블라블라' 몇 마디 하고 나간다 한마디 하고 나와버렸네요.

예쁜 한국여자 놔두고 왜 중국여자 만나냐~ 라는 말은 여기 이 글에서만은 자제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미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