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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2/04/15 01:28:14
Name 캐리어가모함한다
File #1 투표확인증.jpg (0 Byte), Download : 57
Subject [일반] 내가 던진 한 표의 의미를 되새기며


안녕하십니까? PGR 가입 후 첫 글을 남기는 스타크래프트 열혈 유저입니다. (스타 1, 2 모두 좋아합니다.)
PGR...글쓰기 버튼이 무거운 곳이죠? 다들 그렇게 공감하고 계시고 저도 그것을 알았기에 지금까지 댓글만 몇 개 달아왔습니다만
오늘은 웬지 글쓰기를 누르고 싶다는 충동이 강하게 들어서 이렇게 고심하면서 몇 자 적습니다.
(사실, 첫 글은 스타 얘기로 글을 쓰고 싶었습니다만...^^ 참 어려운 주제인 정치가 첫 글 주제가 되었습니다.)

제목에서 나와있듯이 글의 주제는 이번 19대 국회의원 선거입니다.
사실 이 글을 대통령 선거 전에 쓸까 고민했습니다만, 게시판 분위기를 고려해 지금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자유게시판의 글 빈도수를 봤을 때, 정치적 관심이 높으면서도, 선거 직전이나 직후처럼 후끈 달아오르지 않는 적절한(?) 상황 말이죠.
(속된 말로 퐈이아~~~! 하지 않는...)
정치에 관해서 여러 가지 주제가 있겠습니다만, 저는 국민의 기본 권리나 의무 중 하나인 투표에 대한 글을 쓰면서
제 경험과 생각을 제기하고 다른 분들의 경험과 소통하고자 합니다.

저는 86년생 남자입니다. 한마디로 청년들이 현재 대한민국 사회에서 겪고 있는 여러 가지 문제에 현실적으로 부딪히는 계층이죠.
그렇기 때문에 이번 선거에 관심을 안 가질 수가 없었고, 이번 만큼 내가 던진 한 표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한 적이 없었습니다.
먼저 시간을 거슬러 과거 이야기를 좀 꺼내고자 합니다.
저희 부모님은 제가 어렸을 때부터 저를 투표장에 항상 데리고 다니셨습니다. 물론, 입구에서 물끄러미 투표하시는 모습을 지켜보기만
했을 뿐, 기표소 안까지는 따라 들어가지 못했죠. 하지만 그렇게 직접 눈으로 보고 발로 나서며 체험했던 투표의 모습은 제가 투표권을
가지게 된 시점부터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빼먹지 않고 개근 투표를 하게 된 원동력이었습니다.

그렇게 시간은 흘러 2006년이 되어 첫 투표권을 얻었습니다. 집으로 날아온 투표인 명부에 제 이름 석 자가 들어갈 때의 짠~~한 느낌은
지금도 잊지 못합니다. 제가 정치에 대해서는 문외한이지만 당시 상황을 본다면...
2004년에 노무현 대통령 탄핵에 대한 전국민적인 역풍이 몰아닥쳤고, 당시 열린우리당은 국회의원 과반석을 획득했습니다.
저는 당시 미성년자라 투표권이 없었으며, 개인적으로는 한나라당이 완전 망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만,
선거의 여왕(?) 박근혜 대표의 활약(?)으로 120석은 사수한 것으로 압니다.
그렇게 여당이자 제1당이 된 열린우리당이 어찌된 영문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2006년 동시지방선거에서 참패를 하게 되죠.
당시 TV화면에서 지금과 마찬가지로 당선된 시도지사의 정당을 보여줬을 때, 전라남북도, 광주, 제주도를 제외한 전지역이 파란색이었죠.
저는 그 때 약간은 맹목적으로(?) 당시 야당이었던 한나라당을 지지했었습니다.

이렇게 된 배경에는 저희 부모님의 역할도 다소 있었습니다만, 개인적으로 북한에 대한 개방 및 포용 정책을 반대했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제가 속했던 지역의 서울시장, 구청장, 시의원, 구의원 후보에 대한 정보를 꼼꼼히 읽어봤는데
나름 첫 선거라고 꼼꼼히 읽고 인물과 정책을 보겠노라고 자신있게 말했지만, 결국은 내가 좋아하는 정당의 후보가 당연히 좋을거야~라고
생각하며 한 표를 던지게 됩니다. 거기에 구의원 후보는 제가 어렸을 때부터 잘 아는 사람이 나와버려서 -_-; 거기에 한 표 던졌고요.
참, 지금 생각하면 내가 왜 그렇게 첫투표를 했을까? 하는 의문이 강하게 듭니다만 당시의 저는 그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고
전국토가 파란색의 물결로 넘쳐나는 걸 보면서도 걱정이나 우려보다는 엄청난 만족감을 가졌었지요.
이 정도 얘기했으면, 이어진 2007년 대통령 선거에서 제가 누굴 뽑았을 지는...
(아...정말 제가 왜 그랬을까요...그래도 다른 후보들보다는 잘하겠지라고 생각했는데, 뼈저린 교훈만이...)

이렇게 투표권을 받게 된 이후로 유아기의 시절이 끝나고 어린이의 시절로 접어듭니다.
해당되는 시기는 2008년 국회의원 선거와 2010년 동시지방선거 및 교육감 선거입니다.
이 당시 저는 군대에 몸담았기 때문에 제대로 공약을 읽고 투표할 처치가 아니었습니다.
2008년에는 부재자투표를 했는데, 정말 바쁜 군생활 와중에 선거공보 및 후보 홍보 책자를 받아본 것이 전부죠.
당시 제 정치 성향은 "절대 그러실 분이 아닌~" 그 분에 대한 신뢰가 높았고요. (제 손으로 투표했으니까요 ㅠㅠ)
거기에 군 복무 하고 있으니 북한에 대한 생각이 어땠을지는 글 앞부분을 정독하셨다면 길게 설명 안드려도 될 것 같고요.
다시 한나라당 후보를 지지하게 됩니다. 결국 저는 또 혁혁한(?) 공을 세우게 된 셈이죠?
(당시 결과는 아시다시피 한나라당이 과반을 차지했고, 당시 제가 살았던 지역구의 의원은 2004년에 열린우리당 소속으로 당선되었다가
2008년에 낙선했고 이번에 다시 당선되었습니다.)

2010년에는 말년인지라 공약을 읽을 여유도 있었고 휴가 기간에 직접 나와서 투표했습니다만 가장 큰 문제가 있었으니...
제가 20년 가까이 살았던 서울을 벗어나 새로운 지역...지금의 양주시 백석읍으로 왔다는 것입니다.
지역 현황 및 해결해야 할 사항에 대한 배경지식이 전무한 상태였죠. 하지만 이 때만큼은 조금 달랐습니다.
다소 맹목적이었지만 투표를 쉬지않고 했었고, 정치 뉴스를 보면서 투표 잘하냐 잘못하냐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조금씩 깨닫고 있었습니다.
2006년 첫 투표권을 행사했떤 지방선거와는 달리, 후보의 공약과 정당 균형을 고려하여 투표를 하게 됩니다.
일단 당시 경기도지사 후보는 "당신 이름이 뭐요?" 를 외쳤던 분과 통진당에서 이번에 비례대표 입성이 좌절된...분의 대결이었고,
저는 전자를 택했습니다. 나머지 양주시장, 도의원, 시의원의 정당은 모두 달랐습니다.
투표가 끝나고 결과를 보니 그동안 한나라당의 실정에 대한 국민들의 민심이 그대로 반영되었죠. (한6 / 민7 / 자1 / 무2였죠.)
투표가 끝나고 뿌듯했습니다. 이 때의 뿌듯함은 2006년과 2007년의 그것과는 사뭇 달랐습니다.
단순히 내가 지지한 정당이나 후보가 당선되서 그런게 아니라
나처럼 현정부를 견제하고 국민의 무서움을 보여주고 싶어하는 분들이 상당하다는 사실 앞에서요...
(교육감 선거 얘기는 뺐습니다. 투표는 안 빼먹고 했습니다만 도무지 글로 풀어서 설명하기 힘드네요...)

이제 투표권에 있어서 청소년기에 접어듭니다.
지방선거도 2번째 선거에서 눈이 조금 열린 것처럼 국회의원 선거도 이번 2번째!!! 선거에서 눈이 열리게 됩니다.
그 역할에는 PGR이 큰 역할을 했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그동안 선거관련 글 올려주시고 댓글로 토론 벌이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수많은 뉴스와 글을 읽어보면서 그동안 내가 정치에 대해 얼마나 관심이 없었는지를 깨닫고 후보자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거든요.
이번에 양주, 동두천시에서는 이세종 후보(새누리당), 정성호 후보(통합민주당), 한두성 후보(무소속) 이렇게 3명이 출마했습니다.
후보가 3명이라 선택폭이 좁았던 것은 좋았지만, 아무도 주요 언론사에서 우리 지역을 다루지 않는 건 속상했습니다.
다른 때 같으면 그냥 집에 날아오는 홍보물 받고 뽑았겠지만, 이번에는 인터넷을 샅샅이 뒤졌습니다.
공약은 현실성이 있는지, 과거 경력은 어땠는지, 도덕성 문제는 없는지...

저는 이세종 후보를 선택했고, 정당투표는 통합민주당을 택했습니다. 결과적으로는 이세종 후보나 정당투표 모두 2등...
이세종 후보와 정성호 후보 중에서 끝까지 저울질을 했는데, 두 사람 모두 공약이 비슷해서 끝까지 선택하기가 힘들었습니다.
이세종 후보가 정치 신인(?)이고 우리 지역에 좀 더 적합한 것 같아 선택했으며, 통합민주당을 선택한 이유는 그 동안 새누리당의
전신이었던 한나라당을 열렬히(?) 지지해 준 저에게 큰 배신감(?)을 가져다 줬기 때문입니다. 쉽게 말해서 정권심판론에 동의한 거죠.
내가 선택한 후보나 정당이 2등 했다고 후회 없습니다. 새누리당이 과반 의석 차지한 사실에 조금은 멘붕이 왔지만 털어버렸습니다.
이세종 후보가 낙선했다고 해도 정성호 후보는 양주, 동두천 지역에서만 줄곧 출마했던 인물이라 이 지역에 대해 잘 알 것이라 생각하고,
노무현 대통령 탄핵 당시에는 국회의원에 당선되어 의정활동을 했기 때문에 큰 걱정은 하지 않습니다.
민주당 또한 선거에서 정권심판론만 외치고 낙관한 결과에 대해 반성하고 다시 추수리면 되는 겁니다.

긴 글 마치겠습니다.
첨부파일에 업로드된 투표확인증 제게는 너무 소중합니다. 이 한 표를 위해 투자한 시간과 노력이 너무도 소중했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공계 생이며 투표 전날까지 실험하면서 밤을 샜습니다. 투표 당일 새벽 1~2시...잠시 실험이 끝나고 쉬는 시간에 뭐를 할지 고민했죠.
스타2나 뛸까...생각을 하다가 확 접어버리고 출마한 후보에 대한 최종검색을 했지요.
프로게이머 될 것도 아닌데 게임 좀 안하면 어떻습니까. 앞으로 4년을 걱정하는 것이 중요함을 이젠 온 몸으로 깨달았으니까요.
그렇게 지지 후보와 지지 정당을 선택하고 제가 속한 지역에 가서 투표하고 다시 실험실로 출근했습니다.
제가 투표소에 갔던 시각이 오전 10시인데 투표확인증 끊어달라고 부탁했더니 제가 No.1이더군요^^
수많은 유권자 중에서 No.1 이 된 것 같은 자부심도 듭니다.
바쁜 일상 속에서도 뽑힌 사람들이 얼마나 정치를 잘하는지, 얼마나 국민을 위하고 생각하는지에 대해 잘 감시하려고 합니다.

제가 던진 한 표가 죽은 것이 아닌 살아있게 만들기 위해서요^^ 그리고 그들이 국민을 우습게 보지 못하게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p.s 투표확인증은 맨 위에 일련번호 있고 제 이름과 생년월일, 주소를 적어서 주는데요. 개인정보 공개 때문에;; 편집해서 올립니다.

추가 p.s 어이쿠 업로드 하고 보니 그림이 짤리네요;; 클릭해서 보시면 완판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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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구스투스
12/04/15 02:43
수정 아이콘
저랑 같은 나이시네요.
군대는 저보다 조금 늦게 가신듯 하지만 비슷하네요(투표한 사람들은 좀 다르지만요).
달고나
12/04/15 02:50
수정 아이콘
뻘플이지만 대장금테마파크는 구경 가볼만 하더군요^^
아영아빠
12/04/15 05:56
수정 아이콘
4시30분 출근 6시 퇴근이라...조퇴(?)하고 투표했습니다.
국회의원은 문재인님, 손수조님이 아니라 국회의원수를 200명이하로 줄이고 지방자치를 폐지하자는 그분을 찍어 사표가 되었고
정당은 문국현님을 한때 좋아한 죄로 창조한국당을 찍었습니다.
의미없는 표가 되었겠지만 제가 좋아하는 사람,정당을 찍었기에 후회는 없습니다.
아이를 데리고 가는 것은 좋은 아이디어네요.
다음 선거부터 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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