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번째 행성.
‘세드나’
10번째 행성이라고 이야기 되며 새롭게 등장한 태양계의 또 하나의 식구이다.
태양으로부터 130억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 처음 발견된 ‘세드나’ 는 명왕성의 3/4의 크기인 약 2000km의 지름을 가지고 있다. 표면은 매우 붉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표면 온도는 섭씨 영하 240도에 달한다고 한다. 또, 지금은 130억 킬로미터 떨어져 있지만 멀어질 때는 1300억 킬로미터 까지 멀어진다. 공전 주기는 약 10500년이고, 위성도 존재하는 듯 보인다.
명왕성 이후로 10번째 행성을 찾기 위한 시도는 계속 되어왔고 때로 ‘10번째 행성발견’ 이라는 기사도 ‘세드나’ 이전에 나오기도 했었다. 대표적인 예로 현재 카이퍼 벨트의 천체로 알려진 지름 1200km의 ‘콰이어’ 등이 있다.
10번째 행성의 존재가 쉬운 것은 아니다. 명왕성조차도 행성의 모임에서 제외될 뻔 한 적도 있을 정도로 모자란 면이 많기 때문이다. 실제로 태양계의 행성들은 수성, 금성, 지구, 화성의 지구형 행성과 목성, 토성, 천왕성, 해왕성의 목성형 행성으로 나뉜다. 하지만 명왕성은 해왕성 밖에 있으면서도 목성형 행성처럼 매우 크고 가스로 이루어진 천체가 아니라 오히려 수성, 아니 달보다도 더 작다. 거리의 경우 1979년부터 1999년 까지는 오히려 해왕성 안쪽에 있었다. 뿐만 아니라 위성 치고는 크다고 여겨지는 달보다도 본체와 비교 했을 때 훨씬 더 큰 위성 카론을 가지고 있다.(물론, 위성이 있다는 것이 행성으로 남아있는 이유 중에 하나이기도 하다.) 또, 이심률도 (수성을 제외한) 나머지 행성들에 비해서 매우 크다. 이렇기에 명왕성을 카이퍼 벨트의 대왕으로 보는 시각도 있으며, 행성에서 제외될 위기에 처하기도 했던 것이다. 결국 ‘명왕성보다 큰 천체를 행성으로 본다’라고 정해지며 명왕성은 9번째 행성으로 남긴 했지만.
‘세드나’의 경우 명왕성이 힘겹게 행성으로 남은 것만 봐도 행성으로 인정받기는 어려울 듯이 보인다. 물론 크기는 거의 명왕성에 근접할 정도이지만 일단 궤도부터 행성으로 보기에는 너무 차이가 많이 난다. 9개의 행성 중 가장 긴 공전 주기를 가진 명왕성의 공전주기가 약 250년인데 비해 ‘세드나’는 공전주기가 10500년이나 된다. 현재 130억 킬로미터 떨어져 있지만, 원일점이 거의 1300억 킬로미터나 되는 것으로 보아 이심률 또한 매우 크다. 웹 페이지의 궤도 동영상은 오히려 혜성들과 더 비슷해 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성으로 볼 수도 있지 않느냐는 이야기가 조금씩 나오는 이유는 그 크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카이퍼 벨트의 천체인 ‘콰이어’ 가 지름이 2000km 가 되었다고 해도 행성으로 인정받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10번째 행성이란 제목으로 기사가 많이 나오긴 했지만, 대부분의 반응은 행성으로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이다. 카이퍼 벨트에서 떨어져 나간 천체라는 사람들도 있고, 가설로만 알려져 있던 혜성들의 고향인 오르트 구름에서 온 천체라는 사람들도 있다. 아직 확실하진 않지만 오르트 구름에서 온 천체라면, 혜성들의 고향이 증명되는 것이다.
'태양계'라는 작은 테두리 안에 또다른 식구가 발견되었습니다.
물론, 130억km라는 거리가 짧은 거리는 아니지만 우주라는 넓은 공간을 보고 있자면
태양계는 해운대의 모래알보다도 작다고 생각될 정도이지요.
우리는 태양이 아닌 다른 별(항성)들을 연구하며, 외부 은하들을 연구하고,
눈에 보이지도 않는 성간물질, 블랙홀을 연구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에 대해서 알아낸 것들도 많지요.
다른 별 주위를 공전하고 있는 행성까지도 찾아내고 있으니까요.
물론 아직도 대부분의 우주에 대한 정보는 단지 '설'일 뿐이라 해도
할말이 없긴 하지만요.
하지만 우리는 태양계 조차도 잘 알지 못하고 있습니다.
크게는 혜성들이 확실히 어디서 오는지, 명왕성 바깥쪽의 카이퍼 벨트는 정확히 어떤지..
그리고 토성의 고리가 정확히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천왕성은 왜 그렇게 자전 축이 기울었는지..
좁게는 달의 생성 기원이 무엇인지 까지..
새로 발견된 천체를 과연 행성이라 해야 할지조차 잘 모르고 의견이 분분한 상태.
이러한 논의는 콰이어를 비롯 이전에도 몇번이나 있었지요.
저 위의 글은 얼마전에 전공 선생님께서 내주셔서 했던 과제의 앞부분입니다.
'세드나' 라는 새로운 녀석에 대한 글을 일고, 쓰고, 생각하다 보니 문득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태양계를 '나' 라고 했을 때, 과연 나는 나에대해서 우리가 알고 있는 태양계의 사실 만큼이라도 알고 있을까?
라는 생각.
어쩌면 나 자신도 알지 못하면서 바깥만을 쳐다보고 알려고 하고 있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
그렇다고 바깥을 확실하게 알고 있다고도 말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는 생각들이 들더군요.
아마도 '세드나'는 행성으로 인정받지는 못하겠지만 그리고 너무 멀어서 또 너무 작아서,
태양을 한바퀴 도는데 10500년이나 걸리니까, '콰이어'란 천체가 있었다는, 아니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 거의 없듯이, 곧 잊혀질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분명히 태양계 내부의 천체이고, 태양계의 일부입니다. 아무리 작다하더라도 말이죠.
이렇게 새로운 식구가 발견 되었다는 것은, 외부를 연구하면서도 끊임없이 내부 또한 같이 연구하고 있다는 뜻이겠지요.
그리 깊은 생각을 가지고 사는 녀석은 아니지만, 세상, 그리고 다른 사람을 보면서,
저 자신도 함께 돌아보며 살아야겠습니다.
정말 오랜만에 긴 글을 써봤네요...
나이를 한살 한살 먹어갈수록(물론 얼마 되지는 않았지만..)
술도 마셨고, 잠오는데 지금 안쓰면 생각을 이렇게라도 쓸 수 없을 듯 해서...
뒤죽박죽이나마 이렇게 글을 써 봅니다.
p.s. 'Sedna(세드나)'에 대한 자세한 정보 -
http://www.spitzer.caltech.edu/Media/releases/ssc2004-05/release.shtml
첨부 파일은 '세드나'의 궤도를 보여주는 영상자료입니다.
마지막에 화면 주위에 보이는 회색 구름 같은 것이 오르트 구름을 표현한게 아닌가 싶네요.